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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시기: 2010년 6월
제목: 테이킹 우드스탁
지은이: 앨리엇 타이버. 톰 몬테 지음
옮긴이: 성문영
출판사: 문학동네

한동안 책을 읽을 시간이 없었다. 다시 말하면 시간이 없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핑계이고, 실제로는 생각이 너무 많아진 머리에 뭔가 또다른 새로운 것을 접하게 되는게 두려워 한동안은 어떤 형태로든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서 읽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제일 솔직한 답변일 듯 하다.

갑자기 많아진 회사일을 감당하지 못해 일주일에 한 번씩 나가던 독서모임에 여차저차 빠지기 시작하니, 다시 나가기란 여간 쉽지가 않다. 이런 상황에 나쁜 일은 몰려온다고 했던가...내외적으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일들이 계속 생기는 바람에 여지껏 그 모임에 나가고 있지 못하다.

일주일 전쯤이던가, 하도 잠이 안 와서 여기저기 뭐 읽을 만한 게 없나 찾던 중 어떤 이의 블로그에서 '테이킹 우드스탁'이라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중에 책을 손에 쥐고서야 '문학동네'에서 출판된 것임을 새삼 발견하자 사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경영 자기계발분야의 책보다는 문학동네에서 나온 소설에 더 손이 가는 건 개인적 취향때문이리라.

보통 소설의 경우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다 읽어야 산 하나를 정복한 정복자의 마음을 앉아서 느낄 수 있어서 단숨에 읽어나가는 편이다. 어쩐지 이 책은 중간에 너무 재밌었지만 한 템포 쉬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 다음날 마저 읽기로 하고 책을 내려놓았다.

앨리엇 타이버라는 미국인이 작은 마을에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유치하게 되면서, 이를 통해 겪게 되는 일들과 정신적인 고뇌와 변화 등을 풀어낸 내용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앨리엇 타이버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다. 요새 김수현 작가의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드라마를 보는 것이 일상의 가장 큰 행복으로 느끼고 있는 터라 동성애자에 대한 시각과 편견 등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 책이다. (월드컵 중계로 인해 드라마가 결방이라 매우 아쉬운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대한민국 화이팅...!)

사실 고등학교를 들어가기 전까지는 동성애자에 대해 어떤 편견이나 시각차를 가질 수 없었다. 왜냐하면 내 주위에서 본 적이 없었으므로...고등학교 선배 중에 동성애자 남자 선배가 있어서 사람들이 선배를 바라보는 시선을 유심히 관찰한 적이 있다. (참고로 나는 여자고, 초.중.고 모두 남녀공학을 나왔다) 매우 여성적인 취향과 외모를 가진 선배여서 50미터 전방에서 보아도 그가 누군지는 단번에 알 수 있을만큼 눈에 띄는 사람이었고, 내가 알거나 또는 모르는 대부분의 동급생들은 그를 경멸의 눈빛으로 쳐다보고 뒤에서 쑥덕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사실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유심히 관찰하는 나의 행동이 어쩌면 그 선배에게는 더 견디기 힘든 상처가 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대학생 때 런던 여행에서였다.

친구가 있는 런던에서 참으로 많은 동성애 커플들을 보았고, 그 중 70% 이상은 남성 커플이었다. 처음에는 너무 다정스러운 모습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사람은 역시나 적응의 동물인듯, 몇 번 보니 그저 길거리의 연인일 뿐이었다. 그 후 밴쿠버에서 무지개깃발이 나부끼는 거리를 지나면서도 단지 커플 중 누가 더 잘 생겼다 누가 더 키가 크다라는 정도를 판단할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내겐 이상하게 생각되지 않았다.

우리 사회에서 몇몇 연예인이 이른바 커밍아웃을 선언하고 대다수와는 다른 소수로서의 삶을 공개하는 일이 있었다. 또한 성전환 수술을 통해 타고난 성별을 바꾸고 당당하게 원하는 인생을 살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테이킹 우드스탁에서 엘리엇 타이버의 얘기가 어떤 면에서는 너무 진솔하고 거침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가장 놀라운 것은 그의 아버지가 그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사랑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가 아닌 1970년대의 상황임을 감안할 때, 그의 아버지 또한 편견없이 자식을 한 인간으로서 바라봐주신 분이 아닐까 싶다. 이 부분을 읽으며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의 장면이 생각이 나더라... 큰아들 태섭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가족들의 모습들이랄까....; 

주인공 앨리엇은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고 그가 가진 재능과 열정을 충분히 펼치며 멋진 인생을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실, 내가 느낀 이 책의 주제는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통한 동성애자의 터닝 포인트가 아니라, 갈팡질팡 인생에서 끝이 보이지 않고 도대체 뭘 해야할지 모를 때조차 유머와 희망을 잃지 말자는 것이다. 어찌하다보니 동성애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한 것이 되었고, 동성애라는 코드를 더욱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지만, 깨달은 점은 바로 굴곡의 순간에도 살아날 구멍은 있다는 것이다. 아마 이 책을 한번쯤 읽어봐야 무슨 얘긴지 알 수 있는 부분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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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킨킨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