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간 삼청동. 인사동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뜨거운 햇볕이 아닌 서늘한 바람속을 거닐며 삼청동에 들렀다.
언제부터인가 삼청동에는 인파들로 북적이고, 앙증맞고 다양한 소품들을 팔던 가게들은 하나둘씩 사라지고 많은 음식점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조용하고 옛스러운 느낌을 즐기러 가끔 가던 곳이었는데, 이제는 경복궁 입구부터 차들로 도로가 띠를 이룰 만큼 번화한 곳이 되었다.
이전부터 이곳에 가보고 싶었다는 숙모와 함께 찾아갔다. 파출소 골목으로 쭉 올라가면 나온다더니 정말 그랬다.
나 혼자 갔으면 아마도 찾지 못하고 혼자 열받아서 골목골목을 헤매고 다녔을 지도 모르지만. 이 곳을 찾아가는 길은 아주 어릴 적 뛰어다니던 옛날 골목과 같이 좁고 외진 길들이었다. 저런 골목에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연신 외치던 때가 생각나기도 했다.
차를 마시러 간 곳은 '차 마시는 뜰' 이라는 곳으로, 전형적인 중부지방의 가옥형태를 띠고 있다고 한다. (사회과목 모두를 싫어하는 나로서는 이것이 사실인지 알 길은 없지만. )
안으로 들어가면 사진과 같은 작은 정원이 있다. 크지는 않지만 아담하고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첫 손님으로 간지라 삼청동 골목이 내려다 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았다. 작은 돌절구를 이용하여 화분으로 장식한 것이 인상적이다. 테이블은 아주 낮은 형태의 나무들인데, 은근히 운치있고 비싸보인다. ^^
각종 전통차를 판매하고 있고, 시루떡도 있어 주문하면 바로 작은 시루에서 쪄주기 때문에 15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배가 너무 불러서 떡은 못 먹었지만 굉장히 맛있어 보였다.
길찾느라 너무 목이 말라 얼음꽃차라는 시원한 얼음이 동동 든 차를 마시고, 따뜻한 녹차류를 시키니 저런 다기가 나왔다. 표주박은 실제로는 정말 귀엽다.
시간이 좀 지나니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다. 그 중에는 한국인친구와 함께 온 외국인도 있었고, 가족 단위 손님들도 있었다.
도시 속에서 커피와 케잌에 익숙해져 있는 데서 벗어나 가끔쯤은 불편한 아빠다리를 하고 맛보는 따뜻한 차 한잔도 괜찮은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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