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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살던 북경의 어느 한 지역은 한국인 밀집지역으로 지하철 13호선이 다니는 곳이었다.

1,2호선은 시내를 관통하는 것으로 만든지 오래 되어 마치 한국의 국철같다. 여름이면 에어컨 대신 선풍기가 돌아가고 뭐 그런...;

2호선 다음 만들어진 것이 13호선인데, 처음 북경에 갔을 때는 이것들이 왜 하필 13호선을 먼저 짓나.. 암튼 특이해-_- 이렇게 지나쳤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 외곽지역으로 출퇴근을 용이하게 하려고 만들었다고 한다. 13호선이 다니는 곳은 비교적 시내 중심부에서 떨어진 곳으로 외곽지역이다. (사실 이쪽에는 편의시설이 없고 아파트들만 있는 곳들도 있다. 봄에는 황사와 건조한 공기가 회오리를 일으켜 더더욱 삭막해보이는 곳들도 있다)

각설하고, 서양인들이 금기의 숫자로 여기는 떨틴, 즉 13호선은 한국의 생긴 지 얼마 안된 나름 괜찮은 지하철과 비슷하다. 여름이면 에어컨도 빵빵하게 나오고, 시트가 찢어져 솜이 보이지도 않으며, 손잡이도 멀쩡하다. 크기는 인천지하철과 비슷해 한국의 지하철보다는 조금 작은 듯 하다. 사실, 정확히 그 규모는 모르겠다. 워낙 사람들이 많이 타서 더 작게 느껴졌을지도.

13호선을 타고 시내로 나가기 위해서는 시즈먼역과 동쯔먼역에서 내려서 갈아타야 한다. 동즈먼역은 동쪽에 있어서 동즈먼이고 시즈먼은 서쪽에 있어서 이름이 붙여진듯- 기억하기 매우 쉬운 작명이다.

동쯔먼은 몇 번 가지 않아서 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시즈먼과 비교했을 때 좀 더 환경이 쾌적했다는 정도뿐. 시즈먼은 북경의 한인성당을 가기 위해서, 그리고 시내로 나가기 위해 자주 이용하는 곳으로 서울로 따지면 신도림역같은 곳이다. (이 비유가 맞는진 모르겠으나 범죄도 자주 일어나고 사람이 무지 많다) 특이한 것은 13호선은 마그네틱 카드를 사용하여 타고 내릴 수 있지만, 1, 2호선은 종이로 만든 쪽지같은 표딱지를 사면 입구에서 역무원이 그걸 받아 찢어서 버리는 것으로 대신한다. 처음에는 너무 웃겨서 말도 안 나오고, 표를 가져가서 찢어서 버리는 상황이 너무 당황스러웠다. (표가 없으면 어떻게 나가지.. 하는 쓸데없는 걱정에. 나갈 때는 그냥 나가면 된다-_-)
  더욱 특이한 것은 1,2호선에 익숙해진 지하철 유-저들을 위해 마그네틱 카드를 기계에 넣고 통과하는 법을 알려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1호선에서 13호선을 타려면 처음에 샀던 표를 주고 마그네틱 카드를 다시 받아야 한다. 이게 바로 북경 지하철의 환승이다. 작년 9월에 한국에 온 후로 북경에 가지 않아 그새 제도가 변했을지는 모르나, 환승을 할 경우에는 5위앤, 1,2,13 호선 한 가지만 탈 경우에는 3위앤이었다. 즉, 환승하면 1위앤의 파격 할인인 셈.

처음에는 돈 아낀다고 1위앤짜리 에어컨도 없는 사람이 미어터지는 버스를 타고 이동했으나, 조금 지나자 불법택시인 '헤이처'를 이용하거나 택시- 그것도 소나타나 엘란트라 택시-를 탔다.

그래도 서울에서의 습관탓인지 지하철역 근처의 약속장소로 갈 때는 종종 지하철을 이용했다.

이건 바로 13호선 문에 있는 경고다. 해석하자면 "차문에 기대지 마시오" 정도가 될까.

처음에 이걸 보고서는 그냥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다가, 어느 순간 손 그림을 보고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뚝뚝 떨어지는 저 피....... 붕대도 아니고 반창고도 아닌 엑스자가 쳐진 손 밑으로 새빨간 피가 떨어지는 그림이란. 공공장소에 있는 경고문 치고는 정말 너무 섬뜩했다.

저걸 보면서 문득 이 생각이 떠올랐다. 중국에서는 아직도 총살형이 있다는 얘길 듣고 아는 중국인 친구한테 물었을 때의 대답. "총살당하는 사람의 가족한테 총알값을 국가가 받는다" 는 이 충격적인 얘기. 정치적인 얘기를 꺼리는 중국인 친구의 장난이었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으나 저게 사실이 아니더라도 왠지 중국에 살고 있는 내가 너무 낯설어졌다.

지금은 웃으면서 당시의 생활 하나하나의 추억을 더듬어 보지만, 총살당하는 사람의 가족이 죽는데 사용되는 총알값을 내는 모습과 지하철 문에 손을 잘못 대면 정말 피를 뚝뚝 흘리게 되는 상황이 일어나는 모습을 상상해보다 멈칫하면 내 손과 얼굴을 유리에 비춰보던 그때가 차갑도록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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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킨킨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