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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24 대장내시경

대장내시경

분류없음 2007/08/24 20:43
 이상하게 계속 배가 아팠다. 제대로 먹은 것도 없는데 이상하게 배가 아파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장내시경을 받아보기로 했다.

 의사와 상담 후, 다음 날의 내시경 검사를 위해 약을 처방받아왔다. 설명서를 보니, 90ml 솔린액을 먹는 것이라고 한다. 이름도 참.. 쏠린다니-_-

 약은 노란색 알약 2개, 주황색 알약 1개 그리고 일식집에서 미소를 싸주는 정도의 작은 통에 든 무색의 액체다.

 검사 전날 저녁을 6시까지 먹고, 한 시간 후에 노란색 알약 2개를 먹고 액체(내가 받은 것은 콜크린액이었다) 의 반 (45ml)를 물에 섞어서 조금씩 천천히 마신다. 장내시경 받은 사람들의 후기를 보니 4리터짜리를 마신 경우도 있길래 겨우 90미리 못 마시겠어.. 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안 해본 사람은 모른다.

 저 콜크린액의 냄새는 평범하나, 물에 희석시켜 마시는 거라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이상한 맛이다. 무지무지무지 짠 바닷물맛 같기도 하고 과학시간에 실수로 맛보게 된 이상한 용액같기도 하다. 먹다가 토할 것 처럼 무지 메스껍다. 맛을 조금이라도 희석시켜보려고 물을 좀 더 부었다간 더 힘들다. 차라리 짧게 끝내는 게 낫다-_-

 저걸 먹고 3컵 이상의 물을 더 마시라고 하는데 이건 자동적으로 할 수 밖에 없다. 평소 물을 잘 안 마시던 나도 2리터짜리 생수를 반 이상이나 마셨다. 다 마시고 나면 약때문이 아니라 물을 너무 많이 마셔서 속이 메스꺼운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

 이게 장세척을 위한 일명 강제 설사-_-제라고 하니 3~40분 후면 화장실에 계속 가고 싶어진다. 침대에 누워있다 화장실 가는 게 귀찮아서 화장실 바로 옆에 누워서 잤을 정도다.

 다음 날 아침 6시에 어제 마신 저 역겨운 콜크인액 나머지를 다 마시고 (아침이라 정말정말 토할 것 같다) 검사 3시간 전 주황색 알약 하나를 더 먹는다. 이건 가스제거제란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약만 먹고 화장실만 갔다 내시경을 하러 가면, 엉덩이가 뚫린 바지로 갈아입는다. 중국에서 어린아이들에게 입히는 엉덩이 뚫린 바지를 많이 봤는데 마치 내가 그 어린아이가 된 것 같았다. 옷을 갈아입고 나면 수면내시경을 위한 마취제를 먼저 맞게 된다. 이게 은근히 아팠다. 혈관을 잘 못 찾아서 여기저기 소독약 바르다 바늘이 들어가는 순간 기분나쁘게 아팠다. 주사액을 맞고 잠시 후에 진정제를 놔줬다. (진정제도 원래 놔주는 건지 아니면 내가 난리칠 것 같아서인지는 모르겠다 ㅋ) 분명히 진정제를 놓고 간호사랑 몇마리 나누는 것까진 기억이 나는데 깨어나보니 회복실이었다. 정신이 몽롱하면서 그 순간 '앨리어스'의 시드니가 정신을 잃고 깨어났을 때도 저런 기분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아무래도 싸이코인가...

 검사 결과 작은 용종도 없고 아주 깨끗했다. 일명 스트레스성 장트러블 같은 거라고 했다. 괜찮다니 안심은 됐지만 왠지 스트레스성이라는 병들은 참 꺼름칙하다.

 그래도 검사를 한 번 받아보니  안심도 되고, 앞으로 좀 더 신경을 많이 써서 건강관리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생겼다. 대신 내시경 받고 온 날은 종일 정신이 몽롱하고 주사바늘있는데가 욱신거려서 고생 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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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킨킨짱